책 읽는 걸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자책도 많이 손이 가게 되었다. 물론 전자책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는 아무래도 책통법 (일명 도서정가제)으로 인해서 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할인으로 인해서 심심찮게 서점에서 지금 화장품 사는 것 만큼 샀지만 요즘은 더욱 손이 잘 안가게 된다. 그러다보니 눈을 돌리게 된 것이 전자책이다. 비교적 좀더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전자책을 보는 횟수가 늘게 되었다.
다만 전자책을 읽을 때 단점이 존재한다. 전자책 특성 상 스마트 폰 혹은 패드로 보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눈이 자주 뻑뻑해진다. 그러던 중에 페이커님이 이북리더기를 사용하는 걸 보게 되었고, 이 때를 계기로 이북리더기에 관심가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평소 관심가지던 분야가 아니라서 그런지 어떤게 나은 건지 알기 어려웠다. 어떤 건 너무 비싸면서도 내구성이 약했고, 어떤 건 저렴했지만 소프트웨어 버전이 너무 아쉬웠다. 그러던 중에 광고 알고리즘이 작동한 건지 내게 크레마 팔레트가 선구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광고가 다가왔고, 약간의 즉흥과 함께 구매를 결정하게 되었다.
크레마 팔레트를 구매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 소프트웨어가 가장 최신 버전
- 국내 생산 및 AS 가능
이북 리더기에 대한 대부분의 후기들을 읽어본 이후,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 아주 낮은 소프트웨어 버전과 약한 내구성이라는 점이라고 느껴졌다. 이 때문에 크레마 팔레트가 어떠한 이북 리더기보다 최신 버전을 탑재했다는 점이 조금은 오래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국내 생산과 이후 수리에 있어서도 쉽게 가능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제조사가 한국이라는 점 덕분에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수리할 수 있었는데, 물론 이것도 완벽한 부분은 아니다. 판매자와 수리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 복잡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아주 불가능한 것보다는 가능성에 좀더 무게를 두고 크레마 팔레트를 구매하게 되었다.
사실 크레마 팔레트를 선구매로 샀다고 해서 큰 장점이 존재하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 작게 말하자면, 좀더 고민하다가 선구매 이후에 구매하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선구매자들과 큰 차이 없이 구매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좀더 선구매에 대한 혜택이 있었으면 하지만, 이 부분이 고질적으로 굳어진 것 같아서 개선될지는 모르겠다.
한달 사용한 후기를 말하자면, 일단 크게 3가지 장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 생각보다 빠른 반응
이북 리더기 후기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후기는 반응이 많이 느리다는 점이었다. 물론, 기존 스마트폰들에 비할 수는 없어도 고속 모드와 일반 모드가 탑재된 크레마 팔레트는 반응이 느리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다만, 고속 모드의 경우 속도는 일반 스마트폰과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지만, 스마트폰에 비해서 잔상이 많이 남고 화면이 흐리게 나온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일반 모드는 고속모드와 달리 깨끗하게 출력은 되지만, 이때는 속도가 많이 느려지고 화면 깜빡임이 눈에 띄게 된다는 점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동일한 화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일반 이북 리더기들의 후기와 달리 빠르고 그렇게 거슬리는 깜빡임이 아니라는 점에서 꽤나 괜찮은 제품이라고 생각든다.
추가로 고속 모드의 빠르기가 와닿지 않은 설명인 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유튜브를 실행했을 때 화면은 옛날 슬라이드폰 화질 같은 느낌이지만 재생은 어느 정도 부드럽게 가능한 빠르기라고 볼 수 있다. 대신에 잔상을 곁드는 정도…그렇지만 일반 모드는 절대로 영상 시청을 할 수 없다. 매끄럽지 못하기도 하고, 멀미 날 정도로 깜빡이기에 영상 시청이 아닌, 책 읽기에 적합하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오래 읽다보면 잔상을 피할 수는 없긴 하다…
- 눈시림이 줄어듬
전자책이나 논문을 패드로 읽으면 매번 눈시림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뻑뻑한 눈에 인공 눈물을 넣는 게 일상이었는데, 전자책은 몇시간 읽었는지 체감이 안될 정도로 눈시림이나 뻑뻑함이 없다. 아무래도 e-ink라는 특성 때문인듯 한데, 처음 구매할 때는 크레마 팔레트의 출력이 조금 아쉬워서인지 화면이 다소 흐렸지만, 최근 (2025년 7월 말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좀더 또렷하게 볼 수 있게 되어 이 부분에 대한 보완도 적절하게 잘 이루어졌다. 전자책이나 논문을 자주 읽는다면 이북리더기는 거의 필수가 아닌가 싶다.
- 색상 표현이 된다.
크레마 팔레트는 색상 표현이 자유롭게 된다. 물론 흑백 모드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선택지가 넓은 편이다. 그에 반해 다른 이북 리더기들은 모두 흑백 모드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색상 표현이 되는 컬러 이북 리더기를 찾는다면, 가장 최신 소프트웨어도 탑재한 크레마 팔레트가 적절한 선택지이지 않을까. 다만, e-ink 라서 그런지 색상 표현이 조금은 인쇄한 듯한 느낌으로 출력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쨍한 색감이라면, 크레마 팔레트는 좀더 종이에 수채화로 표현한 듯한 느낌이라고 보면 좋을 듯 하다. 간혹 인쇄한 느낌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그에 비해서 조금 흐리게 보이는 부분도 존재하기 때문에 수채화로 표현한 느낌이 좀더 맞는 것 같다.
크레마 팔레트의 단점은 대부분 이북 리더기와 비슷할 듯 하다. 폰 혹은 패드를 대체하기에는 어려운 성능이라 반드시 전자책을 자주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기기의 한계도 분명하기 때문에, 굳이 단점을 꼽자면 꽤나 많을 듯 하다. 또한 가격도 30만원 정도에 구매했다는 걸 고려했을 때, 가성비가 좋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더욱이 이북리더기는 필요한 사람이 구매하되, 사용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패드를 먼저 사용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간단하게 크레마 팔레트의 단점을 꼽자면, 예스24에 맞춤형으로 나온 기기다 보니, 크레마를 구독했을 때 편리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는 조금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파일 공유 방식이 샌드애니웨어라는 어플을 통하다보니 다른 곳에서 구매하거나 다운한 논문이나 전자책을 옮겨 담기에는 불편하다. 물론 전자책 어플 구독을 통해서는 읽기 편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본 화면이 고정된 상태라서 이 부분 또한 마냥 편리하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추천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논문 혹은 전자책을 많이 보는 사람이다. 크레마 팔레트의 경우, 웹툰까지도 볼 수 있지만 스마트폰에 비해서 흐리게 출력되기 때문에 감상하는 환경이 쾌적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웹툰은 부가적으로 나중에 선택할 수 있지만 웹툰을 위해서 전자책을 볼 것인가는 감히 추천하지 못할 듯 하다. 정확히 평소에 전자책을 구독 혹은 구매 또는 웹소설을 자주 읽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만 추천하고 싶다. 특히 크레마 팔레트의 경우, 크기 또한 7인치로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패드 대용으로 구매하는 것도 추천할 수 없다.
또한, 이북 리더기를 사면 더 많이 책을 읽을 동기 부여가 될 것 같아서 구매를 망설이신다면, 이북 리더기 구매를 반대하고 싶다. 오히려 책 한 권을 사서 읽는 습관을 만든 뒤에 전자책 구독 혹은 구매로 조금씩 확장한 뒤에 구매를 고민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북리더기로 인해서 독서량이 증가할 수도 있지만, 평소에 독서에 가깝지 않은 사람이 한, 두 권 정도를 위해서 30만원 넘는 돈을 쓰는 게 너무 과도한 시작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조금은 더 가볍게 책 한 권으로 독서와 친해지다보면 좀더 내 필요에 맞는 이북리더기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크레마 팔레트 후기라고 적었지만 사실상 폐쇄형 이북 리더기의 대부분 후기에 해당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처음 사용한 기기가 최신 성능을 대부분 탑재해서인지, 다른 형태의 이북리더기에 대한 욕심을 불러일으킨다. 크레마 팔레트는 조금은 넓은 형태이다보니, 다음으로는 좀더 핸드폰 형태의 이북리더기로 2번째 폰 형태로도 사용해 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이북리더기가 처음에는 부정적이면서도 걱정이 많이 되는 제품이었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나와 다소 잘 맞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또 다른 제품까지 슬그머니 고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시 한 번 전자책이나 논문, 웹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라면 크레마 팔레트, 혹은 이북 리더기를 감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