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을 모으다 보니 이제는 평범한 제품에는 조금 흥미를 잃게 되었다. 그렇게 다른 차이점을 못 느끼게 되기도 했고, 결국 색상과 성능 심지어 컨셉 마저도 비슷하다 보니 결국 서로를 복제한 느낌이라서 구매할 생각이 안들게 되었다. 그럼에도 간간이 재밌는 제품 혹은 나중에 다른 용도라도 쓰게 될 것 같은 케이스가 나오면 구매하곤 한다. 딘토 제품 역시도 이러한 맥락맥락에서 구매하게 되었다.
딘토 앨리스 콜렉션은 회중시계 컨셉으로 나왔으며, 앞 부분 그림은 블러립과 글로우 립에 따라 다르게 나왔다. 물론 케이스가 예뻐서 구매한 것도 맞지만, 만약 한 컬러 제품만 담겨 있었다면 절대 구매하지 않았을 거다. 딘토는 케이스 안에 3가지 색상을 담으면서 여러 색상을 같이 쓰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켰다. 원래도 단지형 립을 선호하고, 거기다 여러 색을 소분해서 다니는 내게 이 케이스는 정확히 내가 원하던 케이스였기에 겸사겸사 구매하게 되었다.
구매한 제품은 블러 제품과 글로우 제품 두 개지만, 일단 최근 자주 쓰고 있는 제품은 글로우이기에 오늘 글에서는 글로우 제품에 대한 후기만 쓰고자 한다. 이번에 구매한 글로우 립은 657번 딥 윈터 컬러이다. 먼저 구매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외관부터 설명하자면 휴대하기에 좋은 크기와 무게이지만, 광고와 달리 외관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난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구성이 나쁜 건 아니기에 무난하게 괜찮다고 생각된다. 단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요즘 선호하는 자석 여닫이가 아니라는 점과 유광이라는 점이다. 물론 유광은 요즘 화장품 케이스들이 대부분 유광을 선호하기에 어쩔 수 없겠지만, 이것 역시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것 외에는 내부에 거울이 함께 달려 있다는 점과 깔끔하게 내부를 3등분으로 나눠서 제품이 담겨 있는 것은 만족스러웠다.
외관 다음으로 이제 내부 제품에 대해 설명하자면, 제품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앞서 언급했듯이 요즘 화장품들의 성능이 비슷하다고 느껴져서 굳이 새로운 제품을 성능 때문에 구매하는 빈도는 크게 줄었다. 엄청나게 제품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 제품이 아니라면 굳이 구매하지 않는 편이고, 또 케이스 때문에 구매한 제품이었는데 이 제품은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과 또 결이 다른 제품이었다. 제품은 두께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게 얇게 발려지면서도 찐득거리지 않고, 코팅한 듯 맑은 광을 보여준다. 색상이 꽤나 진한 컬러를 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특징 때문인지 맑게 느껴질 정도였다.
딘토 | 퓌 | 손앤박 | |
두께감 | 얇음 | 도톰함 | 딘토와 퓌의 중간 정도 두께감 |
발색 | 외관 색상 거의 그대로 올라갈 정도 | 외관 색상이 거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묽음 | 외관 색상 그대로 올라가는 강한 발색 |
수분감 | 오래 지속 | 오래 지속 | 중간, 이후에는 조금 건조해짐 |
발림성 | 올리는 대로 그대로 잘 발려짐 | 제형 때문인지 조금은 입술에 올려서 조금 공들여서 발라야 함 | 올리는 대로 그대로 잘 발려짐 |
다른 제품은 최근 사용했던 퓌와 손앤박 (다이소) 제품과 비교해보고자 한다. 자세한 부분은 위의 표로 요약해서 서로 비교해보았다. 먼저 두께감에 대해서 말하자면 딘토, 손앤박 그리고 퓌 순서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조금씩 두꺼워진다. 도톰하게 올리는 걸 좋아한다면 퓌 제품을, 얇게 올라가는 걸 좋아한다면 딘토 제품이 잘 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두께감 때문인지 광택도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이 부분은 미세해서 굳이 요약해서 정리하지는 않았다. 광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두께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데 또 묘하게 손앤박, 딘토 그리고 퓌 순서로 오른쪽으로 갈수록 두꺼워진다. 딘토 제품이 두께감이 얇은 것과 달리 미세하게 더 반짝거리는 느낌인데 그럼에도 두께감 때문인지 광의 지속력은 손앤박이 살짝 더 좋은 편이었다.
발색에 있어서는 퓌가 제일 좋지 못했다. 딘토 제품과 손앤박은 외관에 보이는 색 거의 그대로 올라가기에 어느 정도 어떤 색상에 발려지는 지에 대한 예상이 되었지만, 퓌는 진한 색상의 제품을 쓰지 않는 한 그 차이점을 알기는 쉽지 않았다. 딘토와 손앤박 두 제품 모두 색상이 진하게 올라가지만 오묘하면서도 맑은 색상을 딘토 쪽이 좀더 잘 표현했기에 좀더 다양한 색상을 원하고 평소에 다양한 색상을 바른다면 딘토 쪽이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글로우 제품이라 그런지 세 색상이 서로 잘 섞이는 편은 아니었다는 걸 조금은 염두해주셨으면 좋겠다.
다음으로는 수분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수분감은 입술에 제품을 올렸을 때 촉촉함이 지속된 정도를 설명한 것인데, 수분감은 퓌>딘토>손앤박 순서로 좋다고 느껴졌다. 평소 입술이 많이 건조한 편인데, 딘토 제품을 최근 사용하면서 립밤 대신해서 사용할 정도로 수분감과 지속성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만, 지속성은 좋지만 광택감은 갈수록 줄어든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발림성 부분에 대한 비교를 끝으로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 발림성은 입술에 올려서 제품을 펴바를 때의 무난한 정도를 설명했다. 이에 대한 순서는 딘토≥손앤박>퓌 이런 순서로 아주 미세하게 딘토가 좀더 잘 발린다고 느껴졌다. 그렇지만 매우 미세한 차이이기에 조금은 마무리가 세미 매트하길 바란다면 손앤박으로, 반면에 좀더 촉촉한 마무리를 원한다면 딘토로 선택하는 걸 추천한다. 퓌의 경우 젤리 같은 그 제형적 특성 때문인지 조금은 오래 문질러야 부드럽게 발리는데 다른 제품에 비해서는 비교적 공을 들여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장시간 걸리는 정도의 까다로움은 아니지만 두 제품이 워낙 순식간에 발려지기에 상대적으로 조금은 품을 들여야 하는 느낌이었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다.
케이스가 유용해서 사게 되었지만 의외로 제품력이 좋아서 더 좋았던 딘토에 대한 후기는 여기까지 하고자 한다. 앞서 설명에서는 제외했지만 가격대는 22,400원으로 낮은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구매 당시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키링 브러쉬를 증정으로 줬고, 또 케이스에 공들였다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납득했지만 전 색상을 모두 모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기에 원하는 색상만 구매하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용량은 4.5g으로 사실 대부분 팟 제품들이기에 적당량 들어있는 편이다. 참고로 블러 제품과 글로우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구매한 원래 이유대로 얼른 쓰고 블러 제품도 넣고 싶지만 생각보다 한 색상 다 쓰기에도 용량이 비교적 적지 않다. 올영 후기에는 양이 적다는 의견이 있던데 한 색상에 대한 양은 적을 지라도 전체 양은 결코 적은 편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어서 덧붙여 본다.